옛날 옛적에
가기 싫은 출장을 억지로 가서
동물병원에서 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
프로그램을 테스트하려고
매일같이 테스트 사이트를 오가야 했다
그 동물병원은
시내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반
막히면 2시간이 넘는 거리
겨우겨우 하루를 마치고
자정이 넘어
숙소로 돌아오는 길은
정말 까맣고
끝이 보이지 않았다
출장을 끝내고 돌아와 보니
난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
주위는 온통 변해 있었다
나는
그 까맣고 끝이 보이지 않던 길이
그리워졌다
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
보이지 않는 끝이 그리웠다
지금은 생각도 잘 나지 않는 일이지만
어째 그 까만 길은 생각이 난다
옆에는 팀장이 자고 있고
그래서 라디오도 꺼 두고
빨리 돌아가 쉬기 위해
엑셀을 힘껏 밟으면
까만 길이 엔진소리에 뭍혀
조용히 다가 오고
지금은 생각나지 않는
많은 것들이 생각나고
(2003-11-23 쓴 글)
가기 싫은 출장을 억지로 가서
동물병원에서 쓸 프로그램을 만들었다
프로그램을 테스트하려고
매일같이 테스트 사이트를 오가야 했다
그 동물병원은
시내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반
막히면 2시간이 넘는 거리
겨우겨우 하루를 마치고
자정이 넘어
숙소로 돌아오는 길은
정말 까맣고
끝이 보이지 않았다
출장을 끝내고 돌아와 보니
난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
주위는 온통 변해 있었다
나는
그 까맣고 끝이 보이지 않던 길이
그리워졌다
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
보이지 않는 끝이 그리웠다
지금은 생각도 잘 나지 않는 일이지만
어째 그 까만 길은 생각이 난다
옆에는 팀장이 자고 있고
그래서 라디오도 꺼 두고
빨리 돌아가 쉬기 위해
엑셀을 힘껏 밟으면
까만 길이 엔진소리에 뭍혀
조용히 다가 오고
지금은 생각나지 않는
많은 것들이 생각나고
(2003-11-23 쓴 글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