공약의 부담. 악의 없이 관행에 따라 이루어진 계약마저 불평등한 계약이라고 출판사를 성토하는 사람들은 그 엄격한 기준을 자신에 대보기 바란다. 자신은 직업적 활동이나 그 밖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반성되지 않은 '관행'에 따라 행동하는 일은 없는지. 삶의 그 모든 풍부함을 법으로 규제할 수는 없는 일. 우리가 하는 직업적, 혹은 사회적 활동의 대부분은 관행, 혹은 관례에 따르고 있다. 그 관행 혹은 관례 중에는 문제가 있는 것들도 없지 않을 것이다. 악의는 없으나, 별 생각 없이 그저 관행과 관례에 따랐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비난을 받는다면, 그 비난을 묵묵히 감수할 수 있는지. 누구든지 내게 와서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해주면, 30분 안에 개새끼 만들어 드릴 자신이 있다.